안녕하세요! if..H 건축도시정보저장소입니다. :)
'건축학과 학생'들을 위한 건축 공모전 관련 팁 두 번째 포스팅입니다.
오늘은
"건축 공모전에 들어가기에 앞서 명심해야 할 내용 6가지"
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건축학과 학생들 중에서 공모전 진행 중이시거나 계획 중이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금 긴 글이라 호흡을 길게 가져가시고 천천히 봐주시면 감사드릴게요!
1. 공모전 참여의 '목적'을 먼저 명확히 할 것
먼저 공모전 참여의 목적을 확실하게 해야합니다.
공모전 참여 목적이
1) '수상'을 위한 것인지,
2) '한 줄의 스펙'을 위해서 하는 것인지,
3) 아무런 제약 없이 '본인만의 새로운 디자인에 도전하고 능력'을 확인하고 싶은지,
4) '본인의 아이디어를 조금 더 구체화시키는 훈련'을 할 것인지
등 다양한 목적이 있을 수 있겠는데요. 사실 공모전에 참여하기 전에 목적이 명확해야 작품에 투자하는 노력의 강도나 시간, 그리고 본인의 역할, 그리고 전략적 디자인 여부 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먼저 종이 한 장을 펼쳐놓고 본인이 공모전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솔직하게 한 번 적어보세요.
저의 경우 개인적으로 4가지 모두 해당하지만 주로 3), 4) 경우, 즉 머리 속에 평소에 떠돌아 다니는 아이디어들을 공모전을 통해서 구체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하였기에 다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에는 큰 상을 타기 어렵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 )
목적을 확실히 했다면 그 목적에 맞는 방법으로 공모전 준비를 철저히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는 이후 포스팅 '공모전 수상을 위한 전략적 접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중점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2. 팀을 꾸리되, 나의 '역할'을 생각하고 '나와 맞는' 팀원을 구성할 것
능력이 되신다면 개인적으로 준비해서 제출을 하셔도 상관없겠습니다. 그러나 모델링, 패널, 다이어그램, 제안서 등을 제작하다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촉박하고 혼자하기에는 일의 양이 엄청나게 많아 힘겨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 팀을 꾸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한건축대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공모전이 2~3인의 팀원 구성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 잘못 꾸린 팀은 도리어 여러분들의 '정신적 건강'을 해롭게 할 수도 있기에 팀원 구성에 있어서 매우 신중해야함을 알려드립니다.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대개의 경우 '친한 사람들과 공모전 팀을 꾸리는 경우'가 많이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는 가급적이면 지양해야합니다. 정말 친한 친구가 능력도 좋고 나랑 죽이 잘 맞아서 디자인도 척척 잘 나오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건축학과 내에서 이런 경우는 제가 본 것과 직접 겪어 본 경험 상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친하다고 한들 그 친구가 성실하거나 지속적으로 열심히 한다는 보장은 없거니와 건축적인 의견이나 디자인 방향성 등 특히 건축학과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자기주관이나 개성이 굉장히 뚜렷한 경우 정말 많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부딪칩니다. 팀원이 나와 맞을지 정말 곰곰히 생각해보고 따져야합니다. 더욱이 공모전 마무리 이후 혹시나 결과가 좋았을 경우에도 상금의 분배라던지 문제에 있어서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기 때문에 사전에 협의가 가능한 친구인지도 잘 따져보아야 합니다.
팀 구성에서 가장 좋은 팁은 본인이 공모전 진행에서 맡게 될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완전히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1)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방향을 정하는 기획자
2) 실제 아웃풋을 만들어내는 작업자
이렇게 두 가지 큰 축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본인이 팀원으로 제안을 할 때와 제안을 받을 때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공모전은 정규 학기 과정과는 별개로 완전히 부가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본인의 상황과 본인이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냉정하게 생각해서 역할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히 건축학과 학생들은 두 가지 잘해야하지만 사람들의 성격이나 상황에 따른 경향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본인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익숙하다면 '기획자' 포지션, 본인이 아이디어 내는 것은 조금 약하지만 마지막 아웃풋을 만들어낼 때, 즉 표현에 있어서 뛰어나다면 '작업자' 포지션을 맡는 것이 좋으실 겁니다.
보통의 경우 친한 친구들끼리 함께 진행하게 되면 두 역할의 사이가 굉장히 모호합니다. 이런 경우 기획 단계부터 서로 간에 많은 토론이 있어야하며 합치를 이루는데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굉장히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지만, 상호 간에 이해심과 존중이 없는 사이라면 감정적이게 되어 사이가 틀어질 가능성이 있다라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시간,감정 모두 소비되어 공모전 진행이 매우 힘들어지게 됩니다.
공모전은 생각보다 시간 싸움입니다. 방향성을 올바르게 세우고 디자인으로 빨리 들어가야 더 좋은 아웃풋이 나온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저는 몇 번의 시행착오 이후에 스스로를 기획자 유형이라고 생각하고, 먼저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것을 즐겨했었기 때문에, 마치 사업설명회처럼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먼저 그려놓고 "이런 아이디어가 있는데 한 번 해보면 어때?"라는 식으로 설명하며 함께 해볼지 다른 친구들에게 제안을 하고 시작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제 의견에 동의하는 친구들 위주로 팀을 구성하였습니다. 이렇게하면 큰 방향성에 대한 동의를 한 상태에서 함께 시작하기 때문에 이 방향성이 기준으로 작용해서 토론이 발생하더라도 조금 더 구체적이면서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기획자' 유형이라면 본인을 정말 잘 서포트해줄 수 있는 친구들이나 여러분들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후배들을 찾아주세요.
혹은 본인이 '작업자' 유형이라면 기획자로써의 잠재성을 가진 친구들이나 학과에 정말 유능해보이고 존경할 수 있을 만한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안해보세요. (술 사달라고만 하시지 마시고ㅎㅎ) :)
3.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지의 여부
사실 공모전을 준비하는데에 있어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합니다. 시간은 정말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생각보다 돈도 많이 깨지게 됩니다.
참가비가 있는 공모전들(대한건축대전, EVOLO, 약 5~10만원 등)도 있고, 혹시나 1차에 합격해서 모델과 패널을 만들어 제출하는 경우에는 재료비와 인쇄비, 작품 운송비 등을 통해 수십 만원씩 깨지게됩니다. 시간도 없어서 알바도 못하고 근로장학생도 부담되는 건축학과 학생들에게는 이 금액들이 생각보다 많은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ㅠㅠ 건축학과 학생들 화이팅.)
많은 공모전들이 최근에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1차를 디지털 파일로 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2차에 가면 대부분의 경우 모델과 페널을 요구하기 때문에 지출은 불가피하게 됩니다.
제출하도록 공모요강 꼭 확인하셔서 개인으로 하시면 최소 50만원, 팀으로 하시면 인당 돈 30만원 정도 예산을 잡는게 좋습니다. 본인을 위한 투자라 생각하시고 이 정도는 쓸 돈이다! 라고 미리 각오하시고 임하시는게 속도 편하고, 제일 좋을 것 같네요. 정말 부담되시거나 여력이 안 되신다면 모집 요강 꼼꼼히 살펴보셔서 최종제출물이 패널 정도인 것으로 고르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추가로 혹시 결과가 좋으셔서 상금을 타게 되신다면, 가급적이면 누가 고생했건 같이 그 돈으로 재료값 먼저 계산하고 고생했으니 회식 한 번 거하고 나머지 금액 N분의 1로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분배에 있어서 이 방법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던 것 같네요.
4. 공모전은 겨울보다는 봄, 여름(4~8월)에 많다.
제가 공모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3학년 때부터 지난 4년 간 매번 방학이나 학기마다 공모전을 살펴본 결과 '겨울'에는 정말 공모전이 없습니다. 건축학과 학생들 입장에서는 사실 여름보다도 겨울이 더 하기 좋은 시즌입니다만, 아쉽게도 겨울에는 공모전 공고를 코빼기도 볼 수 없다가, 봄-여름되면 공고가 한 두 개씩 스멀스멀 나와서 우리가 1학기 파이널 크리틱을 위해 제일 바쁠 5~6월 쯤 제출기간인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게다가 공모 기간을 대개 1달에서 3달 정도를 주기 때문에 매우 짧은 시간 내에 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공모전을 계획 중이신 분들은 공고는 4~6월 쯤에 제출은 5~8월 특히 6월쯤 가장 많다는 것을 명심해두시고 계획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건축대전, LH학생주택건축대전, 대한건축문화대상, 도코모모 등 메이저 대회들은 전부 이 때에 해당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5. 건축학과 3, 4학년, 공모전 도전하기 가장 적절한 학년
공모전은 3~4학년 정도에 도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학인증 커리큘럼 상 3~4학년 정도 되면 스튜디오도 6~8개 정도 한 상태이고 어느 정도의 디테일, 사이트, 도시적 맥락, 여러 건축가들의 건축적 아이디어 등 배경 지식들도 어느 정도 쌓인 상태이실 겁니다. 시간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이 때가 가장 도전하시기 좋은 시기입니다.
***5학년 때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대개 많은 학생들이 공모전의 필요성을 5학년 때에 느끼는데 5학년은 졸업작품을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매우 시간이 촉박합니다.
어떤 학교는 2월부터 학기가 시작하기도 하며, 6월이나 9월까지 졸업설계에 매달리게 됩니다. 더군다나 주로 1군 설계회사(삼우,해안, 정림 등) 공채시기가 8월 중순 9월 초 정도로 당겨지는 바람에 졸업 작품 이후 약 한달 간(혹은 졸작이 9월,10월인 경우 자체적으로) 바로 포트폴리오 준비를 하셔서 취업준비를 하셔야 하기 때문에 이 사이에 공모전을 준비하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5학년 졸업 작품을 공모전에 내시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그렇게 되면 6~9월에 공모가 난 공모전에 대부분 도전하여 10월까지 공모전에 매달려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취업 일정과 겹쳐 더욱 꼬이게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수상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서 제가 추천은 드리지만 꼭 공모 기간을 잘 확인하시고 조절 잘하셔야 하는 점은 명심하세요.
3~4학년이라면 1학기나 여름 방학 중에 공모전을 바로 시작하시기를 추천드리고, 이미 시기가 지나서 5학년이 지나셨다 하더라도 졸업작품을 '대한건축대전'이나, '한국건축문화대상' 등 메이저 공모전들과 함께 준비하시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공모전 주제와 본인 작품의 주제가 유사하는 운이 따라야 합니다..)
6. 절대 포기하지 말 것
마지막으로 공모전 진행하셨다고 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시지 마시기를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제 경험상 공모전 신청과 등록은 많이하는데, 그 중 상당수가 제출조차 안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참여한 어느 한 공모전의 경우에 공모 등록자와 1차 제출자가 심지어 절반 정도 줄은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에
제출을 하는 것만으로도 수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부디 포기하시지 마시고 제출하세요! 수상 못하더라도
제출하면 무엇인가 꼭 남아 쓸모 있게됩니다. 꼭 명심하세요!
바쁘신 분들을 위한 요약
1. 공모전 참여 목적을 명확히 할 것
2. 팀을 꾸리되, 나의 역할에 따라 나와 맞는 팀을 구성할 것
3.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지 확인할 것, 대략 개인 50만원, 팀 30만원
4. 주요 공모전은 공고는 4~6월에 제출은 5~8월(특히 6월)에 몰려있다.
5. 가급적이면 3,4학년에 공모전을 도전할 것, 5학년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6. 시작했다면 절대 포기하지말고 제출까지 할 것, 상당수가 제출을 하지 않는다.
이상으로 오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다음에는 공모전 뿐만 아니라 2월 초이니 만큼 졸업을 앞둔 5학년 학생들이 졸업 작품을 준비할 때 좋은 팁들 또한 함께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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